도서리뷰/호

살림지옥해방일지, 집안일 지옥에서 벗어나면 집안일이 행복해진다.

PeanutDog 2024. 7. 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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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특이해서 매력적인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를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SBS스페셜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인데 언론사 대기업 출신이라 그런가 엄청 부지런하게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 그 와중에 책도 여러권 썼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말은 아래 캡쳐 

 

약간 궤를 같이 하는게 곤도 마리에의 정리의 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고 말하는 저자인데. 역시나 작가도 책 내에서 곤도 마리에를 언급하며 책을 추천하고 있다.

 

저자는 상당히 극단적으로 모든 걸 처분하고 제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데

모든 걸 소유하는 맥시멀 리스트에서 변기솔도 버리고 손으로 닦을 정도로 미니멀리스트로 변화하게 된 그 과정과 그 과정사이에서의 생각들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작성되어있다.

물론 나는 이정도까지는 못하겠는데 싶지만, 편리함을 위한 가전가구들이 오히려 업무를 쌓아두고 분업하고 몰아두게 되면서 나를 지옥을 내미는 만큼 그냥 그날 그날 조금 조금 다 해치우고 내 삶에 즐거운 집안일을 하자고 말한다.

 

말이된다.

좋은 세탁기를 사서 세탁물 몇주에 한번 몰아서 하려면 일단 그동안 입을 옷을 계속 사야하고 모아둔 세탁물 한번에 넣고 말리고 개는 것도 새로운 일이 되버리니까. 어찌보면 우리는 편리하자고 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책은 단순히 가볍게 살자고 말하는 거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삶의 자세를 깊게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고 장소가 필요하고 또한 넓어진 장소와 수납공간이 우리에게 일거리를 주고, 거기에서 계속 살기위해 경쟁하고 끝이없는 경쟁과 불안속에서 피폐해지는 삶에서 벗어나서 그냥 아무것도 없는 방한칸에서 아무런 고민없이 그날그날의 음식을 먹는 행복한 삶이라니 뭔가 역설적이면서도 그럴듯한 말이다.

책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럴듯하다가도 어 이렇게까지 싶다가도 음 말이 되네 하는 생각의 흐름이 계속 이어져서 재미있다. 저자가 굉장히 똑똑하다는 것도 느껴지고 그가 계속해서 그 단칸방에서 벌이는 새로운 일들을 생각하자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가 부지런함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들을 쌓아두고 사는 이 삶에서 벗어난다는게 무엇일지 가끔은 숨돌리고 싶을때 나는 이 책의 저자를 떠올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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