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책인데 작가가 1부를 25살에 쓰고 2부와 3부를 각각 시간이 많이 지나서 썼다는 게 특이한 점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분위기가 연결되는 듯하면서도 확확 바뀐다는 느낌을 받은 거 같다.
그리고 이 소설은 당연하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서술되는데 작가가 서술했던 나이가 달랐던 만큼 정말로 나이를 먹으면서 '기록'한 거 같다는 느낌을 준다.
글은 길지 않고 문장이 짧아 훌훌 읽기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바로 다 읽기 좋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이제 계약 종료되는 모양으로 다시 업로드 될지는 알 수 없다.
종의 기원담은 로봇 케이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아마도 칼이 숨겨진 외형으로보면 군인형 로봇이였을까 생각한다. 인간의 모습을 본따고 인간적인 특징을 지닌 로봇들이 기능이 뒤떨어져서 차별 받는 모습이나 유기생물에 대해 로봇들이 미신이다 허황되다고 말하는 모습 등등 '인간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로봇의 세상은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능이 떨어지는 '케이'만이 돋보적으로 다른 로봇들과는 뭔가 다른 생각을 이어가고 논문까지 만들어낸다는 것이 신비하면서도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게다가 로봇들은 결국 보게된 '인간'의 모습에 열광하고 흥분하고 기뻐하면서 신 대접을 하지만 인간앞에서 유일하게 로봇적으로 이성을 유지한 케이가 로봇의 위협이라는 인식과 함께 겨우 살려낸 인간 등의 유기생물을 학살하는 모습을 보자니 어째서 케이만이 이렇게 다를까 왜 케이만은 두가지 목소리로 로봇을 위해서 인간을 학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로봇들처럼 맹목적으로 인간에게 복종하고자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군인 로봇으로서 인간을 학살하는 기능과 함께 또한 명령권자인 인간의 명령에는 복종하기 위한 장치가 이렇게 발현된걸까.
1부에서 주인공 케이는 단순한 학자이자 대학원생이다. 보수적인 로봇들의 틈에서 다른 로봇의 부품없이 스스로 번성하는 창조론 같은 논문이나 창조해내는 것으로 낙제 위험이나 친구의 비웃음을 사지만 자신의 그런 대체 에너지론이라는 망해버린 논문과제가 유기생물학을 창조한 근원이 되었다는 말을 처음 만난 세실이라는 인간형 로봇에게 들으며 기겁한다. 그러나 세실을 통해 연구소를 방문하게 된 케이는 그곳에서 유기생물이 알 수 없는 특정 환경에서 자라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놀라게되며 어떠한 조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운반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이 유기생물들을 어렵게 키우고 있는걸 보며 과거 대기환경에 대해서 조언을 하게된다. 로봇의 입장에서 산소는 화재 위험만 높은 독소환경이나 케이의 조언을 들은 연구소는 산소가 대기중에 포함된 연구실 환경을 꾸리게 된다.
2부에서는 케이는 교수로서 돌연 유기생물학에서 벗어난채 외딴 곳에 살고 있지만 유기생물학 연구실로 간 로봇들이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다는 이상한 사연을 듣고 다시는 방문 하지 않기로 했던 연구소로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인간 등 유기생물들이 잔뜬 번성하고 있으며 학자로서 연구하던 로봇들이 학문은 버리고 유기생물을 보살피고 모시는데에 전념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케이는 인간의 죽어버리라는 말에 자신의 선배였던 로봇이 아무런 반항없이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도 듣게되고 이러한 인간, 유기생물의 번성이 로봇들에게 치명적임을 깨달으며 인간을 학살하고 문을 열어 모든 유기생물이 말살되도록 한다.
유기생물 학살로 인간의 모습은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고 그간 무시받던 로봇들은 오히려 인간이 발견됨과 동시에 모든 로봇은 평등하다며 차별이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고, 그간 쓸모없던 기능들이 유기생물을 퇴치하는데에는 효과적인 것을 알게되어 사회에서 인정받는 모습과 유기생물을 없애고 정화하는 모습들이 나타난다.
3부에서는 케이가 숨어있던 인간들과 그를 따르는 로봇들에게 납치되어 인간들을 보게 된다. 한가족 정도로 보이는 영세한 숫자의 인간들이지만 케이는 계속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인간에게 복종하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을 해체해 죽이라고 말한다. 케이로서도 알 수 없는 이 내면의 목소리는 그러나 인간 중 대표자인 시아가 로봇과 인간의 협정이 존속하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복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자 사라지고 케이는 단순히 맹목적으로 인간을 보호하려던 내면의 목소리에서 해방되며 처음으로 인간의 본모습을 보게되고 제대로 된 협상자가 된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너무나도 연약하고 단순히 살기위해 몸부림 칠 뿐인 그런 연약한 생명체, 그리고 로봇들과 협정으로 살기위한 권리가 있는 그러한 생명체. 그때 부터 케이는 인간과 로봇의 협정에 동참하며 인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게 된다.
대충 기억을 살려적다보니 내용의 왜곡이나 잘못쓴게 있겠지만 대충은 이런 느낌의 소설이다.
훌훌 읽기 좋으니 한번쯤 읽어보면 좋다.
잘쓴 SF소설이다.
항상 SF하면 그놈의 섹스로봇을 소재로 떠올리는 인간들이 많아 지쳐있는게 SF판인데 거기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사고하고 고민하는 SF소설이라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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