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지옥, 최지수 지음

남은 전세빚과 자신의 꿈을 위해 원양어선까지 가게된 91년 생 청년의 전세 사기 경험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 청년이 갑자기 자신의 전제집앞 대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됨을 확인하며 진행되는 것으로 한 청년의 일기이자 사회 문제에 대한 고발장이자 같은 국민들에게 전달해주는 정보글이다.

 

참 남일 같지 않아서 책에 대해서 알게되자 마자 읽었는데 정말로 남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고 나도 사기를 당한적이 있는지라 그 마음상태가 느껴져서 동감하며 읽었다.

사기를 당하면 일단 부끄럽다. 내가 왜 제대로 생각도 못하고 당했을까 하는 것과 신고를 하거나 남에게 말을 할때에도 상대가 나를 보는 그 동정과 한심함이 섞여있는 시선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왜 내가 이런일을 당해야 하나 한탄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나마 사기꾼이 합의하고자 원금이라도 주면 감사한게 사기피해자의 문제다. 법은 또 어찌나 사기꾼에게 관대한지 피해자의 미래 아니 현재는 봐주지 않으면서 사기꾼의 미래는 참으로 열심히 관대하게 봐준다. 

 

실제로 사기를 당하는 과정도 누구나 당하기 좋은 것이고 실제로 국가 기관도 이번에 전세사기를 당했다니 정말로 이런 사기는 피할 수 없는 '러시안 룰렛'같은 것이기에 더 당황스럽다.

그냥 내 집주인은 사기꾼이 아니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니..참으로 어이없다.

 

저자는 나름 고민도하고 열심히 집도 봤다. 

문제는 사장이 말한 안전장치가 전부 저자에게는 해당없는 아무런 의미없는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1.처음 집을 보여주기로 연락한 부동산 과장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단순 영업인이었다.

>자격증은 없어도 집 보여주고 매물 소개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것은 사전 안내가 없었다

 

2.사장은 이런 형태의 집은 전세금반환 보증보험에 가입안된다고 속였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한달에 3만원을 내는 형식.

그러나 해당 빌라는 은행의 근저당과 선순위 계약자들의 담보권 설정금액이 건물 시세의 60퍼센트를 초과하는 깡통 전세여서 애초에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3.일단 빌딩에는 이미 빚이 있었지만 협회의 1억원 공제증서가 있다고 꼬드겼다. 

>부동산 사장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발행하는 1억원짜리 공제증서도 있다고 꼬드기니 5800만원 전세금정도는 변제가 되겠구나 싶어 빚이 있는 다기관건물임에도 전세를 들어갔다.

>문제는 공인중개사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에만 공제 받을 수 있으며,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건 공인중개사 잘못이 아니라 아무런 의미없는 사장의 말장난 같은 사기였음을 훗날에 알게된다. 

게다가 만약 공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공인주개사 과실 정도에 따라 계약금의 일정 비율로 공제받는데 해당 부동산에서 피해입은 세대가 여럿이라면 여러 세대가 최대 한도액 1억원을 나눠 받으며 다른 세대가 이미 받아갔다면 그다음 피해자에게는 지급되는 돈이 없는 것이다. 

 

4.사장은 어찌되었든 최우선변제금으로 1700만원은 우선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당시 저자가 계약한 날짜 기준인 2020년 계약으로는 5천만원 이내 전세금만 최우선변제금 1700만원의 수령인에 해당되었다. 6천만원이하 전세금에 대한 최우선변제금 2천만원은 2021년 5월 4일 이후 개정된 기준이었다. 

 

5.건물이 60~70억짜리이니 작은 전세금정도는 아무문제없다고 안내했다.

>집주인은 이미 재산을 빼돌려 자신의 다른 가족 명의로 집을 샀고 통장에는 1천원 뿐이었다. 집주인은 건물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그리고 피해자 구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실제 경매에서 건물 가격은 25억 4천정도에 넘어갔다. 은행 근저당 33억에 미치지 못했다.

 

저자는 설마 빚1억때문에 집주인이 70~80억짜리 건물을 포기하겠냐며 희망회로를 돌렸지만 결국 집은 경매에 넘어갔고 집주인의 빚은 고스란히 피해자들이 대신 갚는 형국이 되었다. 집주인은 돈을 빼돌려 가족명의로 빌딩을 샀으며 아무런 피해도 없었고, 실제 사기꾼인 집주인의 남편은 이미 다른 사기죄로 구치소에있었다.

 

투기꾼들은 실제로 파산 해도 전세보증금을 은닉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그만이었다. 

 

그와중에 결국 집을 매매한 새로운 집주인으로부터 130만원을 받고 저자는 본가로 돌아가게된다. 인천이나 수원등의 전세사기가 들끓는 시기였지만 경매 중단 지원은 받을 수 없었고, 불행중다행으로 긴급생계지원 등을 받게 되지만 갑작스럽게 정해진 지원인 만큼 지원을 받기 위한 문서를 발급 받아 제출하는 것 하나하나가 매우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마저도 직장인이라면 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을정도의 기준이어서 이래저래 피해자들이 이중삼중의 고통을 쌓게 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런 지원을 알아보는 것도 스스로 해야하고 문서를 준비하고 왔다갔다하는 것은 전부 일을 하는 와중에 은행과 각종 지자체 관련 사무실에 방문해서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사기꾼은 발벗고 누워서 개인회생만 하면 되는 것을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사실을 증명하고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지원받기위해서 수만배의 시간을 써야한다. 

 

저자는 마지막에 원칙을 안내한다. 부채 등을 확인하라는 지금은 유투브나 블로그로도 알 수 있는 정보들이지만 이러한 정보가 퍼지기까지는 수많은 피해자가 피눈물을 흘렸다. 가장 뼈저리게 와닿는것은 전세계약을 하지말라는 충고인데 과거 한창 돈모으기 유투브에서 전세를 안하면 바보라는 영상이 기억이난다. 

함부로 남의 말을 믿지 말고 철저히 생각해서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말을 새삼 되새긴다. 

 

사기는 이중 삼중으로 피해자를 고통 스럽게 한다. 

자신이 멍청한 짓을 했다는 그 순간순간의 선택에 대한 자괴감

그리고 사기피해구제를 위하여 낭비하는 시간과 돈 등의 자원

그리고 계속해서 올라오는 자기혐오 등이다.

 

항상 사람에게 배신당할 때마다 사회가 비정하고 사람이 밉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런 피해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의 상황을 신경쓰고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도 희망을 얻는 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내 주변에도 물어보니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았다. 모두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던 것들이 새삼스럽게 드러나면서 나는 많이 놀랐다. 하긴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주제다. 단순히 남의 흥미거리 가십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니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말하게되는 그런 고통이다.

우리나라가 사기에 너무나도 관대하다는 것이 슬프다.

 

 그리고 사기에 매우 무력한 개인에 불과하다는 것이 슬프다.